연구성과

[이과대학] 이용재 교수 참여 국제공동연구팀, 액체 탄소 구조 세계 최초 측정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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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연세기술지주
  • 작성일 25.06.11

이용재 교수 참여 국제공동연구팀, 액체 탄소 구조 세계 최초 측정 성공

유럽 4세대 선형가속기에서 획기적 실험 성공… 『네이처』지 게재

고성능 레이저와 4세대 선형가속기의 결합으로 액체 탄소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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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이용재 교수]

 

지구시스템과학과 이용재 교수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초고압 환경에서 존재하는 액체 탄소의 구조를 세계 최초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독일 로스토크대와 헬름홀츠-첸트룸-드레스덴-로센도르프(HZDR)가 주도하고, 유럽 4세대 선형가속기(European-XFEL)의 고성능 레이저(DIPOLE 100-X)를 활용해 수행됐다. 

 

액체 탄소는 가스형 행성 내부에 존재하는 물질로, 핵융합과 같은 미래 기술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탄소는 일반적인 압력에서 녹지 않고 바로 기체로 승화해, 액체 상태로 존재하려면 약 4,500℃ 이상의 고온과 초고압 조건이 필요하다. 이는 모든 물질 중 가장 높은 녹는점이며, 어떤 실험 장치도 이를 장시간 유지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레이저 압축 기술로 고체 탄소를 순간적으로 액체 상태로 전이시키고, 이 찰나의 순간을 XFEL의 초단 X선 레이저로 포착해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실험은 세계 최대 규모의 X선 레이저 시설로 초단파 펄스를 만들어내는 유럽 4세대 선형가속기(European-XFEL)에서 진행됐다.

 

이번 실험 성공의 핵심은 4세대 선형가속기(XFEL)와 고성능 레이저(DIPOLE 100-X)의 정밀한 결합에 있다. 고성능 레이저의 고에너지 펄스가 고체 탄소에 압축파를 발생시켜 나노초(10억 분의 1초) 동안 물질을 액화시키면, 4세대 선형가속기(XFEL)의 초단파 X선 레이저 펄스가 시료에 조사돼 회절 현상을 유도한다. 연구팀은 탄소 원자들이 산란시킨 X선 회절 패턴을 분석해 액체 탄소 내부의 원자 배열을 추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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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비정질 탄소 시료에 DiPOLE 100-X 구동 레이저로 충격 압축을 가하고 나노초 대역에서 변화하는 탄소의 구조를 유럽 4세대 선형가속기의 X 선 펄스로 탐침하는 과정. 두 대의 대면적 검출기를 통해 회절자료를 측정하고 액체 상태로 변화하는 탄소의 구조를 해석한다. 레이저에 의한 충격 압력은 대기압의 백만배 이상까지 형성되며 속도간섭계(VISAR)를 통해 측정한다.]

 

전체 실험은 몇 초 이내로 종료되지만, 연구팀은 레이저 펄스 이후 X선 펄스가 도달하는 시간을 미세하게 조절하고 압력과 온도 조건을 달리한 수많은 반복 실험을 통해 수많은 스냅샷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 데이터를 하나의 영상처럼 결합해 고체에서 액체로 전이되는 과정을 단계별로 추적할 수 있었다.

 

측정 결과, 액체 탄소는 각각 4개의 가장 가까운 이웃 원자를 가지며, 고체 다이아몬드와 유사한 결합 구조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공동연구팀의 탄소 연구 그룹을 이끈 로스토크대 도미니크 크라우스 교수는 “액체 탄소의 구조를 실험적으로 관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물과 유사하게 매우 특별한 구조적 특성을 지닌 복잡한 형태의 액체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액체 탄소의 정확한 녹는점 측정에도 성공했다. 지금까지는 이론적 예측 값 사이에 큰 차이가 있었지만, 이번 실험 결과를 통해 이를 좁히고 향후 행성 내부 모델링과 핵융합 발전 연구 등에 필요한 핵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국제공동연구팀에 참여한 이용재 교수는 “XFEL을 이용한 실험은 고압 상태 물질 측정 분야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며 “전통적인 지질학적 방법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초기 지구의 마그마 오션이나 달 형성 당시의 대충돌 상황도 XFEL을 활용하면 실험적인 접근이 가능해진다.”고 기대를 전했다.



*출처: 연세소식(2025.05.29.)